2004년 7월 3일 토요일

어느 가을 오후

어느 가을 오후
2004.07.03 10:53

 



비가 오는 풍경이 좋다고 느껴졌던 어느 가을 오후...

당신도 좋아할 것만 같은...

창 밖에서 시작되는 풍경...

나의 숨결이 지나간 자리에...

당신의 숨결이 그 풍경에 머물 것만 같은...

어느 가을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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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워하고 또 그리워하겠습니다
2004.07.06 16:41

 


그리워하고 또
그리워하겠습니다.
살아있는 한,
그래서 내가 당신을
기억해 낼 수 있는 한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행여
당신이 날 기억하지 못한 채
나의 생사마저
잊고 있다 하여도
당신의 무심함 그 반만이라도
가슴으로 떠안으며
말없이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설령
금시에는 당신이
돌아오지 못하여
내가 당신을 위해 보내온 날들이
회한으로 쏟아져서
하루하루
내 가슴에
눈물로 차 넘친다 해도
반씩 만 슬픔을 덜어내며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잠시 잠깐
당신이 나를 기억해주는
그날,
문득 당신이
나를 그리워하게 되는 날까지
순간순간
내 이마에
주름이 자리 잡힌다 해도
반씩 만 설움을 덜어내며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그리고
아주 늦은 날
당신이 초라한 모습으로
내게
되돌아온다 할지라도
방울방울
당신 이마에
흘러내리는 세월의 땀방울을
조용히
닦아 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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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란: 가꼬감.... 2004.08.06 16:34


류시화 '나비'
2004.07.06 16:48

 


나비



달이 지구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지구에 달맞이꽃이 피었기 때문이다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이제 막 동그라미를 그려낸

어린 해바라기 때문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세상은

나비 한 마리로 내게 날아온다

내가 삶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너에 대한 그리움 때문

지구가 나비 한 마리를 감추고 있듯이

세상이 내게서 너를 감추고 있기 때문



파도가 바다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그 속에서 장난치는 어린 물고기들 때문이다

바다가 육지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모래에 고개를 묻고 한 치 앞의 생을 꿈꾸는

늙은 해오라기 때문이다



아침에 너는 나비 한 마리로

내게 날아온다

달이 지구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나비의 그 날개짓 때문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너에 대한 내 그리움 때문



.. 류시화의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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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미: 이거 퍼간다 ^^* 2004.07.08 23:44


그 깊은 떨림
2004.07.06 16:55

 



그 깊은 떨림.

그 벅찬 깨달음.

그토록 익숙하고

그토록 가까운 느낌.

그대를 처음 본 순간

시작되었습니다.



지금껏 그날의 떨림은

생생합니다.

단지, 천 배나 더 깊고

천 배나 더 애틋해 졌을 뿐.



나는 그대의 영원까지 사랑하겠습니다.

이 육신을 타고나 그대를 만나기

훨씬 전부터

나는 그대를 사랑하고 있었나 봅니다.

그대를 처음 본 순간 그것을 알아 버렸습니다.



운명.

우리 둘은 이처럼 하나이며,

그 무엇도 우리를 갈라 놓을 수는 없습니다.



.. 1922년 3월 12일 칼릴 지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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