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나를 통과하는 바람이 내게 물었다. 아직도 그립니?
2004.10.12 14:05

그녀가 제게 물었습니다.
"날 기억해줄 수 있어?"
그녀의 물음에 저는 대답 했습니다.
"내가 군대에 있을 때 우리 부대 앞에 구능상회라는 조그만 식당이 있었어.
그 식당 아주머니 음식 맛이 참 좋았었지."
그녀는 제 대답에 의아해했습니다.
자신을 기억해줄 수 있냐는 물음에 제가 난데없이 예전 군대 시절 음식점 이야기를 했으니 말입니다.
저는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었습니다.
"구능상회 음식을 다 좋아하긴 했는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그 집 떡볶이였어.
떡볶이에다가 케첩을 넣어서 케첩 맛이 나는 떡볶이였지."
구능상회? 떡볶이? 동문서답 같은 저의 말에 그녀는 더욱더 난감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군대를 제대한 뒤에도 그 구능상회 떡볶이를 잊지 못하겠더군.
그래서 시간을 내어 구능상회를 찾아갔었지.
그런데 부대 앞은 내가 근무하고 있을 때완 영 딴판으로 변해 있었어.
좁은 길이라 차 하나 간신히 다니고, 비가 오면 그나마 있던 길도 없어질 정도였는데 지금은 아주 큰 길이 나 있더라고.
구능상회는 그 큰길이 생기면서 없어져 버린거야.
이제 다시 그 떡볶이를 먹을 수 없지만 나는 아직도 그 떡볶이를 잊을 수가 없어.
한낱 떡볶이도 잊지 못하는 내가 널 어떻게 잊을 수 있겠니?"
사랑이 그리움 만큼 영원하리라 믿지 않습니다.
.. 박광수의 <그때 나를 통과하는 바람이 내게 물었다. 아직도...그립니?>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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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과거를 난 사랑한다
2004.10.14 06:26

그가 나를 만나기전..그는 한여자를 사랑했을것이다.
매일 전화해서 사랑을 속삭이고,
그녀를 즐겁게 해주고,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고민을 하고,
만나면 가슴떨리고, 어느날은 용기내어 달콤한 키스도 했을것이다.
결혼하면 어떨까..상상도 했을테고
친구들 모임에 나갈때 그 옆에는
항상 그녀가 있었을 거다.
다정히 손잡고 거리를 걸었을 것이고,
특별한 날 선물을 준비하고 같이 마주보며 웃었을 테지..
이쁜 옷을 보면 그녀 생각을 하고,
좋은 곳 있으면 그녀를 데려가고,
좋은 노래를 들으면 그녀에게 불러줬을거다.
거리에서 볼수 있는 연인들처럼 그렇게 항상 그녀가 있었겠지..
그녀의 집이 비는 날엔
그를 불러다 따뜻한 밥에 맛난 반찬 만들어 먹이고
서로 장난치며 깔깔거리며 웃었을 것이다.
내가 그를 알기전
나도 한 남자를 그렇게 사랑했듯이...
그도 날 모르던 시절에 한여자를
그렇게 사랑했을 것이다.
그러다..
생각치 않게 이별을 했을거다.
많이 사랑한 만큼 많이 아팠을거다.
내색은 못하지만..
늦은 밤 술먹고 그녀 생각에 많이 울었을거고,
그녀가 다시 돌아오길 바랬을지도 모른다.
말없이 끊는 전화를 해보기도 하고,
다시 누굴 만나 사랑한다는게 두려웠을지도 모른다.
내가 한 남자와의 이별후 그랬듯이...
그 또한 그녀와 이별후 많이 비참하고 무너졌을지 모른다.
내가 그를 모르던 시절에..
그도 어디선간 나와 똑같은 경험을 하고 있었을 거다.
그리고 서로 상처받은 우리 둘이
가슴속에 상처가 아물때쯤 서로 만났고
똑같은 아픔 되풀이 되지 않을까..
다시 사랑이란걸 할수 있을까..
약간은 두려워 하면서 다시 서로에게 빠진거겠지..
아마도..
그가 그녀와 아픈 사랑이란걸 하지 않았다면
나를 배려하는 방법을 몰랐을지도 모른다.
사랑을 지키려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이해가 필요한지
몰랐을지 모른다.
내가 지난 사랑으로 인해
좀더 배려하고 이해하는 법을 배웠듯이..
그 또한 그녀와의 이별이
나와의 사랑에 교과서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선지..
난 그의 과거를 사랑한다.
내가 지난 사랑과 지금 그를 놓고 보았을때
주저 없이 그에게 손을 내밀듯..
우리또한 누군가에겐 과거의 사랑이 아니던가..
하지만 모두 지금 사랑에 충실하며 살고 있으니..
따뜻하게 이해해주고 성숙하게 날 사랑하게 해준
그의 과거를....난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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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함께
2004.10.14 06:31

당신과 함께 늙고싶어요...
당신이 슬플때 미소 짓게 해주고 싶어요.
관절이 아프면 내가 안고 다닐게요.
당신과 함께 늙고 싶어요
배가 아프면 약을 갖다주고
난로가 망가지면 불을 지펴주고
당신과 함께 늙을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당신의 키스가 그리워요
추울땐 내코트를 입혀주고
당신이 필요해요
리모콘도 당신에게 드릴께요
설거지는 내게 시켜줘요
추울땐 내코트를 입혀주고
술에 취했을땐 내가 북어국 끓여드릴께요
당신과 함께 늙어간 남자가
나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당신과 함께 늙고 싶어라...
-영화 웨딩싱어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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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옥미: 퍼간다 철우야^^ 2005.08.28 11:47
연인
2004.11.05 09:21

사랑이란...
오래 갈수록 처음처럼 그렇게 짜릿짜릿한 게 아니야.
그냥 무덤덤해지면서 그윽해지는 거야.
아무리 좋은 향기도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나면
그건 지독한 냄새야.
살짝 사라져야만 진정한 향기야.
사랑도 그와 같은 거야.
사랑도 오래되면 평생을 같이하는 친구처럼
우정 같은 게 생기는 거야.
- 정호승 <연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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